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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평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

🎈김지수, 이어령 작가.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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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어령의 마지막 수업

시대의 지성 이어령과 ‘인터스텔라’ 김지수의 ‘라스트 인터뷰’ 삶과 죽음에 대한 마지막 인생 수업 이 시대의 대표지성 이어령이 마지막으로 들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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성함은 많이 들어봤지만 막상 한번도 작품을 본 적이 없었다.
첫 작품이 그의 마지막이라니.....
교수라는 것만 알았는데....
그 유명한 88올림픽 굴렁쇠소년을 기획하신 분이라는 사실이 재밌었다.
생각이 많고 깊어 남들은 그냥 지나쳐가는 현상들에 대해 고찰이 깊은 것 같았다.
그의 인생철학을 한 편의 인터뷰로 풀어놓은 책이었다.  때로는 어려웠고 때로는 공감가서 흥미로웠다.

인문과 종교의 유연한 섞임도 좋았다. 가끔 아쉬움이 들었다. 왜 기독교 서적은 종교서적일까. 왜 칼로 무 베듯 딱 잘리는 것일까. 내가 이해하는 기독교는 인문적인 면이 많았다.
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 같지만 사실 파헤쳐보면 사람과 사람이 모여 지내는 데에 필요한 가치인 경우가 많았다.
그걸 볼 때마다 기독교는 어쩌면 이렇게까지 사람을 위한 종교일까.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지키라고 하시면서 막상 그 요구사항들은 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었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었다.
성경은 칼로 무 베듯 갈리지 않는데 왜 종교서적은 하나같이 다 갈려있을까.
마치 사람은 없고 종교만 있는 것처럼.
근데 이 책의 기독교는 더 인문에 가까웠다. 예수님은 얼마나 인간적이신지에 대해 잘 풀어져 있었다.

욥기를 읽으면서 욥은 당대 흔치 않은 의인이었고 그 스스로도 그렇게 살고자 애쓰던 사람이었다. 심지어 그의 시험은 사탄의 간계였음이 시작부에 기록되어 있다.    비록 욥이 하나님을 원망한 것은 잘못일 수 있으나 이 모든 재앙이 그에게 내리게 된 데에는 잘못이 없었다고 생각한다.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가 잘못했다고 말한다.  
나는 그 모든 결론을 이해할 수 없었다. 그렇게 조심했던 사람이 왜 죄인이며 왜 모든 고난을 감수할 이유가 되는것일까?
그런데 이 책에서 답을 찾았다.


나는 용서라는 말을 잘 쓰지 않아. 나는 용 서받을 사람이지 용서해줄 사람이 아니야.

백번 생각해도 다르지 않아. 하나님이 나를 용서하고, 저 사람이 나를 용서해야지••··• 무슨 말인 줄 알겠나? 나는 말이네, 용서받고 싶은 게 너무 많아.

인간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죄짓는 일이라네. 인간이 얼마나 죄가 많으면 코로나 때 다섯 사람 모이면 안 된다고 하겠나. 숫자가 많으면 안 되는 거야. 죄가 다섯 배나 되잖나."

맞다. 내가 죄를 짓고 싶어서 짓는게 아니다.
내가 의식하지 못한 실수가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고 그것이 죄가 될 수 있다.
욥도 어쩌면 그랬던 걸지도 모른다.
그래서 사람은 죄인이라고 말하는 걸지도 모른다.

인터뷰어인 김지수 작가님의 이어령교수님 예찬은 이해가 가면서도 좀 지나쳐서 부담스러웠다.
그가 열을 올려가며 하는 그 이야기들이 정말 황홀하고 재밌었을 것이다. 나도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도 하는것도 좋아하니까.
그러나 지나쳐서 읽는 사람에게는 좀 부담스러웠다.
나만 그랬던 것은 아닌지 그런 후기가 간간히 보였다.
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세기를 풍미한 철학가의 인터뷰는 충분히 배울게 많았고 읽을만한 가치가 있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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